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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지옥> 원진아의 실제 성격은 한마디로 '에너제틱'이다

배역들 뒤의 원진아. 그 사람이 이렇게 매력적인지 미처 몰랐다고 그녀에게 말했다. 본인 스스로도 몰랐던 원진아. 그녀는 자신도 그걸 찾는 데에 더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.

BY오성윤2021.11.20
 
 

원진아, 당신이 몰랐던

 
(스태프와 함께 촬영한 화보 컷들을 보며) 와. 근데 나 이런 건 또 처음 찍어본다. 그쵸. 우리 이런 건 처음이잖아요.
촬영 괜찮았어요?
네. 아주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. 제가 이런 느낌의 촬영은 처음 해보는 것 같아서요. 초반에는 어색해서 좀 헤맸지만, 재미있었어요.
 
프릴 드레스 넘버투애니원.

프릴 드레스 넘버투애니원.

저도 인터뷰 준비하면서 지난 화보들을 찾아보니까 좀 단아하고 정적인 느낌으로 촬영하신 게 많더라고요.
화보에서는 보통 당시 방영되는 작품이나 캐릭터 이미지를 살리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.
사실 저도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인 〈지옥〉과 콘셉트상의 연결 지점을 만들어야 하나 잠깐 고민하긴 했는데요.
(웃음) 그럴 수 있죠. 약간 다크한 느낌으로.
원진아 씨 인스타그램 보다가 생각이 바뀌었어요. 굉장히 통통 튀는 매력이 있는 분인데 왜 그 동안 이걸 몰랐을까 싶더라고요.
말씀드린 것처럼 주로 작품 이미지에 맞춰서 화보를 찍다 보니 그게 제 평소 느낌이랑은 좀 다른 모습이기도 했고. 저는 그래서 (이번 화보 콘셉트가) 좋은 것 같아요. 작품과 상반된 느낌이라 특히 더 좋았어요.
그럼 이런 분위기가 원진아 씨의 본래 성격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을까요?
제가 워낙 감정 자체가 좀 깊게 들어오는 편이에요. 좋을 때는 좀 과하게 좋고, 우울하거나 슬플 때는 또 굉장히 깊게 들어가고. 감정이 요동치는 편이라서 이런 모습도 저인 것 같고 저런 모습도 저인 것 같긴 한데요. 평소에는 아무래도 이렇게 좀 ‘업’되어 있는 편이죠. 장난도 많이 치고.
살면서 제일 많이 들어본 말이 뭐예요? 본인에 대한 설명 중에?
‘에너지가 넘친다.’ 그런 말을 제일 많이 듣는 것 같아요.
에너제틱하다.
네. 여담이긴 한데 저 ‘에너제틱 상’도 받은 적 있어요. 예전에 〈강철비〉 촬영 끝나고 쫑파티 때.
(웃음) 그건 어떤 거예요? 명예만 수여하는 건가요, 아니면 잘 만든 상장까지 받았다거나….
고가의 선물도 받았습니다. 그래서 동생에게 줬어요.
고가의 선물이라니. 에너제틱하게 살 필요가 있네요.
네. 득을 많이 봅니다.
〈강철비〉의 북한 주민 려민경은 굉장히 처연한 캐릭터였잖아요. 그런데 또 그렇게 되기 때문에, 초반에 나오는 천진난만한 표정 같은 게 작품의 이미지에 한 축의 서정성을 더 만들어주기도 했어요.
〈강철비〉에 워낙 남자 선배님들이 많이 나오고 내용도 남북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였잖아요. 저랑 안미나 언니는 거기서 인간적인 부분을 환기시켜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. 그래서 우리 둘이 정말 진심으로 느껴지는 대로 해보자고 했었고요. 진짜 자매 느낌이 나게, 천진난만하게.
웃을 때도 울 때도 얼굴을 아끼지 않더라고요. 원진아 씨 표정이 워낙 풍부하고 입체적이어서, 말씀하신 환기의 힘이 더 컸던 것 같아요.
감독님이 워낙 머릿속에 생각하는 그림이 분명하셨어요. 아마 그런 부분도 다 계산해서 저를 써주신 것 아닐까요? 제가 뭔가를 했다기보다, 처음부터 제 캐릭터가 어떤 역할을 할 거라고 구상하신 것 같아요.
배우 원진아의 표정에 대해서는 드라마 〈라이프〉를 함께 한 조승우 배우도 칭찬을 했었죠.
아, 맞아요. 표정 부자라고.(웃음) 오늘도 촬영하고 인터뷰하면서 느끼셨을지 모르겠는데, 제가 얼굴 근육을 좀 많이 쓰는 편이에요. 그래서 연기할 때는 오히려 힘을 좀 빼려고 하죠. (얼굴 근육이) 너무 많이 열려 있는 편이라서 카메라가 들어올 때는 오히려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것 같거든요.
연기를 하면서 자유롭게 펼쳐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절제를 해야 하는군요.
네. 평소에 표정이 너무 크다 보니까. 캐릭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스스로 다잡는 측면이 있죠. 가끔 표현이 크게 나오면 감독님들도 농담처럼 그러거든요. “어, 방금 건 원진아인데?” 하고.
조승우 배우는 원진아 씨 표정의 다채로움에 대해서도 언급했던 것 같아요. “같은 표정이 하나도 없다”고요.
놀리는 것 아닌가요.(웃음)
칭찬 아닌가요? 모든 표현의 디테일이 다르다는, 배우로서 받을 수 있는 극찬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요.
그런가? 그냥 오빠가 저를 놀리는 건 줄 알았는데, 그런 깊은 뜻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. 촬영할 때도 많이 예뻐해주셔서 너무 좋았어요.
드라마 〈그냥 사랑하는 사이〉를 함께 했던 나문희 배우는 원진아 씨의 목소리를 칭찬했었죠. “고두심 배우 어릴 때처럼, 이런 체구에서 나올 수 없는 낮은 톤의 발성이 나온다”고요.
사실 제가 목소리가 콤플렉스였을 때도 있었거든요. 처음 시작했을 때, 한창 오디션 볼 때는 지적도 받고 그랬으니까요. “일부러 목소리를 그렇게 까는 거니? 뭔가 분위기 있어 보이고 싶어서 목소리 그렇게 내는 거야?” 이런 질문도 받고. 털털한 척하는 거냐고, “목소리 좀 예쁘게 내보지 그래” 이렇게 말씀하는 분도 있었고요. 아마 생긴 거랑 너무 매치가 안 돼서 제가 일부러 그렇게 발성한다고 생각하셨나 봐요. 안 어울린다고 하는 분들도 많았고요.
 
블랙 드레스, 패턴 터틀넥, 블랙 레더 부츠 모두 프라다.

블랙 드레스, 패턴 터틀넥, 블랙 레더 부츠 모두 프라다.

하지만 발음이 정확한 중저음의 목소리는 원진아 배우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중 하나죠. 나문희 배우의 말처럼.
네. 그 뒤로 캐스팅이 여럿 되고 감독님들이 목소리가 좋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, 그런 콤플렉스는 이제 다 사라졌어요. 나문희 선생님은 워낙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죠. 현장에서 힘이 되는 얘기도 많이 해주셨고, 칭찬도 많이 해주셨어요.
함께 일한 배우들에게 칭찬을 많이 받네요.
제가 칭찬을 받으려고 쫓아다니면서 물어봐요.(웃음) “저 어땠어요?” 막 이러면서. 그렇게 하면 보통은 칭찬을 하죠.
가장 좋았던 칭찬은 뭐예요?
지금껏 받은 것 중에서요? 음… 저는 “너 보면 밝아서 기분이 좋아”, 그런 말을 들으면 제일 좋은 것 같아요. 선배님들이 가끔 그런 얘기를 해주시거든요.
성격에 대한 칭찬이 가장 좋았군요. 연기에 대한 칭찬보다도.
연기 칭찬도 물론 좋죠. 그런데 저는 사실 사람 원진아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. 일도 열심히 잘 해내면 좋지만, 어쨌든 인생을 살아가는 건 저니까요. 현장에서 일할 때는 아무래도 매너를 지키고, 사람들을 의식해서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잖아요. 그런데 그런 과정에서 제 실제 모습이 좋다고 해주시면 저는 거기서 좀 더 감동을 받는 것 같아요.
원진아 씨가 신인이었을 때 캐스팅 이유로 인간성을 꼽은 감독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.
아, 그랬나요?
〈그냥 사랑하는 사이〉의 김진원 PD는 발탁 이유로 ‘배우가 가진 신선함, 이미지와 성격, 진심, 선함’을 언급한 걸로 알고 있고요. 〈캐치볼〉의 유은정 감독, 〈롱 리브 더 킹: 목포 영웅〉의 강윤성 감독도 캐스팅에 대해 설명할 때 원진아 배우의 인간성을 언급했던 것 같고요.
감사하죠. 제 좋은 모습만 보셔서 다행이죠.
그런 기사들을 읽으면서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어요. 주연 배우를 발탁한 이유로 인간성을 꼽는 건 어떤 측면의 이야기일까? 좋은 사람이면 좋은 배우일 확률이 높은 걸까? 연기 너머로 인간성도 전해진다고 생각한 걸까? 촬영장 분위기를 좋게 끌고 가는 게 중요하다고 여긴 걸까?
글쎄요. 제가 은연중에 이런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거든요. “연기를 잘하려면 좀 못돼야 한다.” 그러면 저는 “아, 그래요? 그럼 제가 이제부터 좀 못돼져 볼까요?” 이렇게 농담도 하고 그러는데.(웃음) 잘은 모르겠지만 제가 사람들과의 관계 측면에서 노력하는 건 있는 것 같아요. 누가 저를 불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. 자기 일 잘하고 남들 불편하게 하지 않는 사람, 그런 사람이 되려고 현장에서도 눈치를 많이 보고 노력하죠.
 
*원진아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12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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